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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북 리뷰>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써니2000 2021. 11. 15. 16:06

글쓴이 채사장

출판사 whale books

출판일 2017.12.24.

 

 

이 책은 채사장의 열한계단을 읽고 너무 좋아서 채사장의 최근 나온 다른 책도 읽어보자고 하여 고른 책이다. 이 책 역시 도서관에서 먼저 읽고 소장용으로 산 책이다. 

 

순서를 먼저 보겠다. 

 

 

타인, 세계, 도구, 의미 이렇게 네 파트로 되어있으며 40가지의 짧막한 단편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타인에서는 나와 너의 관계를 넘어서서 세계와 세계의 충돌이며 나의 둥근 원안에 너의 원이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감내해야하는 것이라는 설명이 있다. 

 

다음은 이 파트에서 내 마음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던 부분이다. 

 

"궁극의 지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각자가 자신의 인생 전체를 관통하여 마지막에 반드시 얻게 될 삶에 대한 이해. 그 궁극의 지식은 몇몇의 책에서 단번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의 오해와 노년의 오만과 무수한 시행착오와 상실과 고통과, 그 속에서도 기어코 피어나는 작은 행복과 사랑하는 이의 부드러운 손과 깊은 눈동자와 내면의 고요. 그것들 속에서 우리는 삼각형과 사각형을 얻을 것이고, 마침내 인생의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 삶이라는 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인생 전체에 흩뿌려진 모든 지식은 내 안에서 언젠가 만난다."

 

또한 이 장에서 사랑은 떠나도 그와 함께한 세계는 남아있고, 또 다시 새로운 세계를 맞이할 것이라는 말을 한다.

 

나도 요즘 시절 인연이라는 말처럼 한때는 가족처럼 가깝게 지냈던 인연들이 세월이 지나고 이제는 겨우 안부만 묻는 정도가 되었지만 그들과 함께한 추억은 행복하게 남아있고, 지금은 또 다른 새로운 인연들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을 볼때 이렇게 인연도 그 시절따라 흘러가는 거구나 싶다. 

 

 

두번째 파트 세계에서는 인생, 세계, 시간 그리고 작가 본인에 대한 이야기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현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작가는 세상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당신 앞에 세상은 하나의 좁은길이 아니라 들판처럼 열려 있고, 당신이 보아야 할 것은 보이지 않는 어딘가의 목표점이 아니라 지금 딛고 서 있는 그 들판이다. 이제 여행자의 눈으로 그것들을 볼 시간이다."

 

세번째 파트 도구에서는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도구들을 통증, 이야기, 믿음, 진리, 현실, 언어등을 언급하고 이렇게 시작한다.

 

"이야기는 나와 세계를 관계 맺게 하는 도구다. 우리는 날것 그대로의 세계를 볼 수 없다. 어떤 안경이 되었든 반드시 집어 들어야 하고, 그 안경의 색깔을 만들어내는 명도와 채도 안에서만 세계를 받아들일 수 있다. 세계의 거대함은 이야기를 통해 나에게 의존하고, 나는 이야기를 통해 세계의 거대함을 포용한다."

 

특히 언어가 없으면 나를 표현할 수도 타인의 말을 들을수도 책을 읽을수도 시를 쓸수도 없다는 것은 당연히 우리가 아는 것인데 마지막에 내면의 말에 대한 부분은 참 신선했다. 

 

"보통 때 우리가 내면의 말을 듣지 못하는 까닭은 세상이 언제나 떠들썩하고 너무나도 많은 말이 넘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면의 목소리는 처음부터 내 안에 있었다... 세상의 번잡함과 소란스러움이 가라앉고 사방이 고요해지는 시간. 목소리가 말한다. 그것이 아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던 것은, 그것이 아니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죽음 가까이에 도달한 먼 미래의 나의 목소리에, 최후의 순간을 눈앞에 두고 있는 나의 목소리에.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주어진 인생 전체를 충분히 경험하고 마지막에 이르러 비로소 지혜로워진 입으로, 지금 젊음에 휘둘리고 있는 나에게 무엇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가?" 

 

 

마지막 파트 의미에서는 꿈, 죽음, 영원, 나, 세계등에 대한 의미에 질문을 던진다. 역시 채사장답게 철학적이다.  

 

이 파트는 한 주제마다 깊이가 있기에 되새겨가며 읽게된다. 시작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여행자. 그래서 이것이 모든 나라는 존재의 숙명이다. 여기에 이유나 목적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이 지루하고도 긴 무한이라는 시간 동안 이 우주에서 저 우주로 눈뜨고 휘둘리며 여행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세계를 여행하다 이곳에서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일까." 

 

그리고 작가는 '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그것은 관조자다.'라는 답을 한다.

내가 무수히 읽었던 깨달은 사람들의 책에 나온 답과 다르지 않다.

또 추가로 '그렇다면 세계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한다.

'그것은 빛이다. 그리고 빛은 관조자의 특성이다.' 라고 답한다. 

 

"세계는 빛이고, 빛은 나의 특성이다. 세계와 자아와 빛은 동일한 현상의 다른 표현이다. 이것들은 자아의 울타리 안에서 광활하게 펼쳐진다. 내 앞에 펼쳐진 빛으로서의 세계가 곧 나 자신이라는 진실. 서구 철학은 이를 현상이라고 부르고, 고대 인도에서는 마야라고 부르며, 불교에서는 색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채사장답게 마무리는 나의 존재의 의미에 대하여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아나갈 수 있게끔 한다.

 

아직 나도 나에 대해서 세계에 대해서 완벽한 답은 못찾았지만 어렴풋한 느낌은 있다. 사는 내내 계속해서 찾아나갈 것이고 한번씩 의미없이 사는 나를 발견했을 때 다시 꺼내서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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